튤립
김지연 글·그림
출간일 : 2024년 4월 20일
44쪽 / 230*180mm / 양장본
ISBN : 979-11-987090-0-4 77810
노란색 튤립과 보라색 튤립, 서로 다른 취향의 문제
매일 아침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두 이웃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한 이웃이 집 앞뜰에 노란색 튤립을 심자 그다음 날, 다른 이웃은 자신이 좋아하는 보라색의 튤립을 심었습니다. 서로 선호하는 것이 다르니 괜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노란색 튤립을 심은 이웃은 상대방이 자신을 본떠 따라하는 것에 기분이 좋지 않았고, 보라색 튤립을 심은 이웃은 노란색이 더 예쁘지 않냐며 자신의 취향을 무시하는 이웃에게 마음이 상했습니다. 서로에게 나의 튤립이 더 예쁘다는 것을 인정받고 뽐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까요? 그들은 경쟁을 하듯 각자가 좋아하는 색의 튤립들을 더 많이 심었고,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져 인사는커녕 튤립밭을 공유하는 것조차 불편해졌습니다. 결국 두 집의 뜰 사이에는 울타리가 길게 늘어섰고 두 이웃의 관계는 소원해지고 맙니다.
함께 어우러지는 삶 속에서 진정한 소중함이란 무엇인가?
노란색과 보라색은 색상의 대비가 가장 큰 보색입니다. 작가는 이 반대색을 이용하여 이웃 간의 심리적인 거리감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파란 지붕 집에 사는 노란색 튤립을 좋아하는 남자와 빨간 지붕 집에 사는 보라색 튤립을 좋아하는 여자. 튤립 색상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들이 강한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전반적인 배경을 차지하는 앞뜰, 바로 초록색 바탕 속에서 모든 색은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함께 모여 있습니다. 어느 색상이 도드라지기보다는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누구나 선호하는 것은 다르고 그 취향의 문제는 우열을 가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당연한 가치를 종종 잊고 삽니다. 상대방을 질투하고 나를 우선시 하는 옹졸한 마음이 들곤 하지요. 그럴 때마다 한 걸음 물러서서 함께 살아가는 삶 속에 진정으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다름이 있기에 즐겁고, 또 그로 인해 알록달록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요.
간결하고 절제된 구도와 산뜻한 그림체, 그와 함께 전해지는 은근한 여운
김지연 작가는 『늘 꿈꾸는 코끼리』<2015 제4회 앤서니 브라운 그림책 공모전 수상>, 『지붕 위 루시』<2016 창작그림책 챌린지 당선>, 『별을 찾아서』<2020 대교 눈높이아동문학상 그림책 부문 대상 수상> 등 여러 번의 수상을 하며 담백한 서사 속에 삶의 통찰력을 담은 아름다운 그림책들을 선보여왔습니다. 『튤립』은 간결하고 절제된 구도와 산뜻한 색채를 사용하여 더욱 매력적인 그림책입니다. 그러한 그림체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이끌면서 독자들이 주인공들의 대비되는 감정과 서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책장을 다 넘긴 뒤에는 깊은 여운과 함께 작가가 이야기 속에 담은 따스한 온기를 여러분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자 소개김지연
최근 들어 식물을 돌보는 취미가 생겼습니다. 나무와 풀, 꽃과 열매도 만나게 해주는 자연에 자주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경이로운 자연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에 대해 종종 생각하였습니다. 그 생각들을 담아 이야기를 만들고, 여러 송이의 튤립들을 그려 보았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늘 꿈꾸는 코끼리>, <지붕 위 루시>, <할아버지의 새 의자를 찾습니다>, <별을 찾아서>, <마말루비>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