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 노리의 바다
강수인 글·그림
출간일 : 2021년 9월 23일
48쪽 / 266*128mm / 양장본
ISBN : 979-11-962802-6-0 77810
밝은 해가 떠오르고 개미집에도 아침이 찾아옵니다. 대장개미의 기상 알람에 맞추어 모든 일개미들이 깨어나 하루를 준비합니다. 양치질을 하고 아침을 먹은 뒤 오전 9시가 되면 줄지어 출근하고, 줄지어 일을 하고, 오후가 6시가 되면 줄지어 퇴근합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드네요. 다음 날 아침이 되면 늘 그렇듯 해는 떠오르고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이 시작됩니다.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여전히…. 다 같은 일과를 반복하고 있는 일개미들 속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노리’입니다. 노리는 행동이 남다릅니다. 끊임없이 웃고 이야기를 하고, 밥을 먹거나 샤워를 하면서도 상상을 하며, 모두 잠든 밤에는 램프를 켠 채 무언가를 읽고 있네요.
<일개미 노리의 바다>는 글은 전혀 없이 온전히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책입니다. ‘글 없는 그림책’은 처음 눈으로만 쓱 읽으면 오히려 글이 있는 그림책보다도 빠른 속도로 줄거리를 파악하며 쉽게 읽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한 번 더 펼쳐보고 다시금 책장을 되짚어 넘기게 만들지요. 노리는 무슨 말을 하고 있었을까, 무슨 상상을 하고 있을까, 침대에 누워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과연 노리는 어떤 아이일까… 등등 궁금한 부분들이 생깁니다. 특히 강수인 작가의 그림체는 전작들도 그러하듯이 디테일이 살아 있어 찬찬히 관찰하며 보게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습니다. 노리의 표정, 날이 갈수록 달라지는 노리의 방 주변 소품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세요. 그리고 때에 따라 바뀌는 시계의 모양, 날이 갈수록 변화되는 일개미들의 행동, 표정 등을 읽어 내다보면 더욱 풍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답니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다른 친구들은 나와는 또 다른 상상력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테니 서로 나누면 더 재미난 책 읽기가 될 것입니다.
어느 날 밤, 먹구름이 몰려오고 폭풍우가 칩니다. 밤새 내린 비로 개미집 주변은 모두 물에 잠겨 버리지요. 다음 날 아침, 어김없이 제시간에 기상한 일개미들은 충격과 절망에 휩싸입니다. 매일 반복하던 일상적인 일들을 오늘은 하나도 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일개미들의 표정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큰일 났다!’, ‘절망적이야!’, ‘무서워!’, ‘어떡하지!’ 등등…. 그런데 노리의 눈빛이 반짝입니다. 과연 무슨 생각일까요?
노리는 여느 일개미들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남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보고 행동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항상 지쳐 보이는 일개미들과는 달리 활기차고 즐거워 보입니다. 하루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 다른 것이겠지요. 노리는 일상의 작은 조각에서 꿈을 모읍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상상하고 연구하며 꿈을 키워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일개미들이 절망하고 있는 사이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자신의 꿈을 만납니다. 노리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일상을 권태로운 것에서 새로운 순간들이 연속되는 소중한 것으로 바뀌게 만든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대한 태도를 되짚어 보게 하네요. 반짝반짝 빛나는 삶의 조각들을 모으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만의 바다를 만날 준비가 되었는가.
이 책의 노란색은 형광 잉크로 인쇄되었습니다. 형광색은 눈으로 보기에도 일반 노란색보다 밝게 보이지만 블랙 라이트를 이용하여 보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마치 컴컴한 땅속 개미굴에 빛을 비추어 구경하는 듯 합니다. 눈으로 보았을 때는 흐릿하게 보이던 흔들리는 풀들, 구름들, 그리고 작가의 붓터치가 그래도 살아나 생동감을 줍니다. 노리의 물건들, 개미집을 비추는 환한 햇살, 윤슬 등이 더욱 환하게 빛이 나는 듯 보이지요. 노리의 시선에서 보면 모든 것들이 새롭고 아름답게 빛나듯이 말입니다.
강수인 작가의 말입니다.
‘아침마다 해는 찬란하고 힘차게 하루의 시작을 알리지만 우리는 반복되는 매일을 살아가면서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보지 못하고 살 때가 많습니다. 일상 속에 숨겨진 삶의 찬란한 순간들을 눈부시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저자 소개강수인
매일매일 숨은 보물 찾기 하듯이 일상 속에서 만나는 소소한 즐거움에 상상을 더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책 ‘달그락 마을 시리즈’ – 『달그락 마을의 군밤 소동』, 『달그락 마을의 바람개비 문』, 『달이 팡!』을 지었으며, 앱북 ‘잭과 콩나무, 그리고 숨은 이야기들’의 아트디렉터로서 기획/제작에 참여하고, ‘100점 짜리 맹일권’, ‘오늘은 참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니키’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Kang Suine
Kang Suine likes to create stories by adding imagination to the small pleasures of everyday life, as if playing a game of treasure hunt. After graduating from the Department of Oriental Painting at Ewha Womans University, she studied picture books at SI Illustration School. Having worked as an illustrator and art director, she currently writes and illustrates the Dalgrak village series, which includes Roasted Chestnuts in Dalgrak Village, Dalgrak Village Pinwheel Gate, and Dalgrak Goes 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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